이런 일, 저런 생각

강창구 순대집에서 경험한 황당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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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순대국이 먹고 싶어서 아내와 ‘#강창구 순대집’을 갔다. 시간은 오전 11시 10분경. 다닥다닥 붙은 테이블마다 반찬이 놓여있다. 이미 손님은 세 테이블에 앉아 있다. 그래서 좀 떨어진 빈 테이블에 앉으려고 했더니 주인이 제지한다. “순서대로 앉으세요.”
비어있는 자리에서 먹으면 안되냐고 했더니 “우리 집은 좀있다 손님이 몰려와서 안된다.”는거다. 이른 시간이니 빨리 먹고 가겠다고 해도 소용없었다. 암튼 차례대로 붙어 앉으라는 주인과 따로 앉겠다는 나와 실랑이를 벌이다, 결국 주인이 밥상을 걷어가 버리는 바람에 그마저도 먹지 못하고 쫓겨났다.
아마 나 혼자였으면 성격상 큰판을 벌였을지도 모르겠다. 아내가 함께있어서 ‘일단’ 꾹 참았다.
아내를 보내고 나서, 그 모욕감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영등포구청에 전화를 했다. 어렵게 연결된 구청직원에게 ‘신고’했더니 “주소를 정확히 알아서 신고해야죠.” 한다. 구청 부속건물 바로 건너편에 강창구 찹쌀 순대국집“이라고 재차 알려줬지만 ”강창구 찹쌀 순대가 수십군데 있다.“면서 주소를 얘기하라고 다그친다.
밥먹으러 간 사람이 길거리에서 전화 하는데 식당 주소를 어떻게 아느냐고 해도 소용없었다. 자기 할 말만 하는거다. 이렇게 답답할 수가… (나중에 검색해 보니 구청부속건물 스포츠센터 근처에는 딱 한군데 있다.)
사람이 화나면 끝까지 간다고 하던가. 최소한 나는 그렇다. 사무실로 돌아와 수소문해 보니 인터넷으로 신고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런데 웬걸 여기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개인정보까지 모조리 기록하게 한다. 어쨌거나 두 시간에 걸쳐 접수했다.
다른 집을 갔다. 가운데 테이블에 ‘거리두기’ 표지를 해 놓고 띄어 앉게 했다. 바깥에는 대기줄이 길게 늘어섰다. 주인에게 넌즈시 “홀도 넓은데 그냥 앉게 하지 그러냐”고 했더니 “정부 지침에 따라야죠.” 한다.
이제부터가 본론이다.
① 부당한 대우를 받은 사실보다, 이를 시정하기 위해 신고하는 과정이 훨씬 어렵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며, 화나게 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들 그냥 참고 지나가지 않나 싶다.
② 법이 세밀할수록 분쟁의 여지가 많아진다. ‘거리두기’를 규제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건도 대부분 같다.
③ 규칙을 잘 지키는 사람이 손해 본다는 점이다. 나중에 간 식당도 손님이 많지만 정부시책에 따라 거리두기를 해서 매출이 그만큼 줄 것이다. 하지만 강창구 순대는 평상시와 같다.
오늘 황당한 경험을 하면서 그동안 자영업자 편에서 정책을 개발하고, 지원했던 일들이 회의감을 갖게 했다. 평소 같으면 아무 것도 아닌 일이 오늘은 크게 다가온다.
온건파 아내에게 “나이가 들더니 성격이 괴팍해졌나보다”고 했더니 “오늘 일은 저도 참기 힘들었어요.”한다. 역시 내편이다^^
자영업자를 위한 재난지원금도 제대로 설계해서 차등지급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요구해야 할 것 같다.
이방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