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 투자해 주세요

한 젊은 여성이 “나에게 펀딩해 주세요.”라는 광고를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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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2014년 2월경), 나는 CNN Business 뉴스에서 흥미로운 기사를 접했다. 한 젊은 여성이 “나에게 펀딩해 주세요.”라는 광고를 게재한 것을 CNN이 보도한 것이다. 내용인 즉 이렇다.

그녀는 2011년, 하버드 경영대학원(MBA)를 졸업하고 창업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학자금 대출 6만 달러가 걸림돌이 돼서 대출을 받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아이디어가 바로 자신에게 펀딩해 줄 사람들을 구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하여 그녀는 업스타트(Upstart.com)에 성적증명서, 이력서, 사진 등을 올렸다. ‘업스타트’는 Lumni, Pave와 함께 기금모금 사이트로 유명하다. 그녀가 요청한 투자금은 총 10만달러. 만일 투자해 준다면 10년 동안 자신의 수익 6%만큼 변제해 나가겠다는 조건이다.

당시 논란이 많았다. 새로운 형태의 공평한 게임모델로 보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노예계약이라고 비판했다. 어쨌든 그녀는 공개 펀딩 글을 올린 지 한달만에 36명의 투자자로부터 10만 달러를 순조롭게 펀딩 받았다.

모금이 완성되자 그녀는 샌프란시스코의 한 스타트업에서 마케팅 매니저로 일하던 곳에서 퇴직하고 곧바로 손톱용 아트데칼(art decals), 네일키트(Nailed Kit)사업에 도전했다. 다음해부터 그녀는 사업이 잘돼서 약속대로 투자자들에게 매월 수입의 6%를 배당하기 시작했다.

나는 6년이 지난 지금, 그 이후가 궁금했다. 그래서 추적조사를 했다. 어렵게 찾은 그녀의 이력은 상당히 많은 변동이 있었다. 네일키트 사업은 약 4년간 유지하다 그만두고, 한 PR회사(gusto)에 취업했다. 여기에서도 2년 8개월만에 퇴사했다.

화제의 여성, 최근사진

이후 2개의 회사에 부사장 혹은 엑셀러레이터로 근무했지만 2년 이내에 그만뒀다. 현재는 인력중개 플랫폼의 마케팅 담당 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를 추천하는 지인들은 그녀를 유능한 홍보우먼으로 소개하고 있다.

추측컨대, 그동안 꾸준히 일을 해 왔기 때문에 모금한 투자금은 모두 변제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녀는 여러 기업의 취업경험을 커리어 향상의 기회로 삼았을 것이다. 이를 통해 몸값을 올려 더 나은 조건을 찾았을 것이다. 아직은 성공했다고 단정하기 어려울 수 있으나 자본없는 청년이 자신의 인생에 투자를 받아 성장해 가는 과정에 나는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비즈니스모델은 ‘인적자본 계약(human capital contracts) 비즈니스모델이라 한다. 최근에는 교육과 멘토링을 얹어 소득공유 비즈니스모델로 발전했다. 어쨌든 나는 비즈니스모델로도 관심이 있지만 심각한 격차사회에서 ’부모찬스‘를 가질 수 없는 청년들에게 이러한 기회부여는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보고 있다.

사람은 제각각의 길을 간다. 성공 방정식도 모두 다르다. 그렇지만 어딘가 공통점은 있을 것이다. 바로 그 공통점을 찾기 위해 언젠가는 많은 사례들을 찾아 인생가이드북을 한번 만들어보고자 하는 꿈을 갖고 있다. 어렵게 추적한 사례지만 그녀의 인생기록이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하니 흐뭇하다.

이방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