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게 도움주는 캄프렌드(calm Friend)

기술 제공자와 이용자 간의 상호작용이 아닌 이용자 주변에서 발생하도록 설계된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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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떠오르는 기술로 캄테크(CalmTech)가 있습니다. 글자그대로 해석하면 조용한 기술입니다. 조금 더 들어가자면 ‘기술 제공자와 이용자 간의 상호작용이 아닌 이용자 주변에서 발생하도록 설계된 정보기술의 한 유형입니다. 그래도 어렵지요? 예로 들어 설명해 보지요.

물이 끓으면 휘파람 소리 나는 주전자를 보셨지요? 아시다시피 물을 올려놓고 깜박 잊는 사람들이 많아서 개발된 주전자라는 것을요. 이처럼 일부러 존재를 드러내지 않지만 필요할 때 비로소 도움을 주는 그런 기술을 말합니다. 사람이 가까이 가면 주변 점포의 할인권을 자동으로 전송해 주는 비콘, 쇼핑하고 그냥 나와도 자동결재가 되는 RFID 등 아주 많습니다.

이제 캄테크는 우리 곁에 더욱 가까이 온 것 같습니다. 에어컨 온도를 자동으로 조절해 준다거나, 보관 중인 음식물의 유통기한을 스스로 확인하고 떨어진 식재료를 자동으로 주문하는 스마트 냉장고 등 미처 알지 못했지만 이미 우리는 이런 인간중심의 서비스를 받고 삽니다.

요즘 신차를 사면 캄테크는 피부로 느끼게 됩니다. 후진을 잘 못하는 운전자를 위해서 후방충돌방지 보조시스템(RCCA)이 있습니다. 후진할 때, 삼면을 비디오로 비춰주기 때문에 안전하게 후진할 수 있지요.

차로 이탈방지 보조시스템(lane keeping Assist)도 있어요. 혹시나 졸다가 사고 날까봐, 주행선을 이탈하면 바로 잡아주는 기술입니다. 그런가하면 고속도로주행보조시스템(Highway Driving Assist)도 캄테크입니다. 자율주행 중에 앞차와의 추돌을 예방하기 위한 기술이죠.

앞으로 우리는 인텔리전트 빌딩, 스마트홈, 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방법으로 캄테크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사용자 경험(UX)이 축적되고, 사물인터넷(IoT)이나 삼성이 개발 중인 6G가 서비스 될 때쯤이면 기술간 융합을 통해서 더욱 인간친화적인 서비스모델이 나오겠지요.

바야흐로 기술이 인간중심의 보이지 않는 헬퍼 역할을 하는 시대입니다. 이러한 캄테크의 특징 가운데 으뜸은 ‘평소에는 존재를 드러내지 않다가 필요할 때만 조용히 우리 곁에 다가 온다’는 점입니다.

나르시시즘-유명 조각가_최승애작

오늘 새벽 2시, 한 청년에게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혼자 술 한잔을 하고 있다면서 흐느끼더군요. 12명의 작은 회사를 하고 있는데, 지금 많이 어려운 모양입니다. 무엇보다 힘든 일은 사업이 어려워지니까 주변사람들이 많이 떠났다는 겁니다. 게다가 직원들까지 말을 잘 안 듣는다는군요. 안타까운 마음에 근 1시간을 통화하고 나니 마음이 울적합니다.

문득 캄테크가 생각나더군요. 친구도 캄프렌드(calm Friend)가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 말입니다. 힘들 때 조용히 다가와 함께 해주는 친구, 상상속의 친구겠지요? 아무리 친구라도 상호작용으로 이어가는 것일테니까요.

이 청년에게 전화를 받기 전에 한 지상파 채널에서 영화 ‘국가부도의 날’을 방송하더군요. 마지막에 아버지(허준호)가 아들과 통화한 대화에 못내 가슴이 아리던 차였습니다. “잘해주는 사람도 믿지 말고, 누구도 믿지 말고 너 자신만 믿어!”라는 말, 말입니다. 아버지가 IMF 때 주변 사람들에게 큰 고통을 겪었던 기억 때문일겁니다.

나는 누구에게 ‘캄프렌드’ 역할을 하고 있을까.

이방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