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의 평판을 알고 있다

0

2008년, 나는 미래의 비즈니스모델로 평판정보시스템이 뜰 것으로 예측했다. 그래서 검색엔진 개발업체와 함께 몇 가지 아이디어를 고민했다. 첫 번째는 국회의원의 평판정보, 두 번째는 기업의 평판 정보, 그리고 세 번째는 프랜차이즈 평판정보였다. 지금도 서비스하고 있는 곳은 안보이니까 아마 지금 도전해도 늦지 않을 듯싶어 ‘프랜차이즈 평판정보’를 중심으로 여기 소개한다. 평판정보는 OMS(Opinion Management System)로 정했다.

 

  1. 우선 업종별 프랜차이즈 상위 브랜드를 수집한다.
  2. 다음으로 단어장을 만든다. 단어장은 매우 부정->부정->보통->긍정->매우긍정까지 크게 5가지 팩터(factor)로 구분했다.
  3. 브랜드별 속성을 나타내는 키워드를 추렸다. 예를 들면 ‘가격, 건강, 냄새, 느낌 같은 것이다. 모두 15가지로 나눴다.
  4. 이를 토대로 검색로봇이 인터넷 상의 관련 댓글을 밤새 긁어 와서 알고리즘에 의해 분석하도록 했다.
검색로봇을 통한 본죽 관련 리플 수집

그 결과, 당시(2008년 1월~12월)에 치킨전문점에서 가장 긍정도가 높은 브랜드는 엔조이치킨(4.33)이었고, 다음으로 사바사바치킨(4.23)->바베큐보스치킨(4.02)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먹거리로써의 가치는 BBQ, 둘둘, 교촌치킨 등이 앞섰고, 건강 측면에서는 BBQ와 교촌치킨이 다른 브랜드에 비해 앞섰다.

치킨 긍정도 분석

이런 테스트 과정을 통해 본격적으로 개발에 들어갔다. 우선 내가 잘 아는 분야인 프랜차이즈 평판정보부터 시작해서 기업평가정보까지 이어서 개발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문제점이 발견됐다. 열린 게시판에서는 검색로봇이 긁어오는 게 어렵지 않은데, 가입해야 접속이 가능한 닫힌 카페는 로봇이 접근하기가 어려웠다.

081209-치킨속성비교

이 얘기는 표본 수가 적어서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얼마 전 관련 엔지니어와 얘기해 보니 지금은 그런 문제를 해결 가능하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당시는 해법이 없었다. 그 외 문제도 있었다. 개발업체인 검색엔진 회사와의 지분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결국 포기해야했다.

081209-치킨시계열분석

돌이켜 생각하면 그 당시 개발했다면 지금쯤 빅데이터 선도기업으로 우뚝서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사실 당시만 해도 빅데이터라는 말도 쓰지 않았을때니까 상당한 무리수이긴 했다. 아마 지금처럼 SNS에서 마음대로 긁어올 수 있는 환경이었다면 멋진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빅데이터에 관심있는 독자라면 한번 도전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

며칠 전, 고려대에서 빅데이터를 가르치고 있는 교수에게 오래전 생각했던 이 얘기를 했더니 “지금도 알고리즘이 비슷하다.”며 웃었다. 나도 따라 웃었다.ㅠ

이방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