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유니폼이 감옥

정장을 입었을 때와 자율복장을 했을 때, 창의력에 차이가 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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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에서는 평상복을 입었다. 하지만 중학생 선배들이 교복을 입고 다니는 걸 보면서 한 없이 부러웠다. 얼른 중학생이 돼서 교복을 입고 달리고 싶었다. 교복은 여러모로 좋았다. 윗도리 한 벌과 바지 두 개면 한 학기를 입었다. 요즘말로 굉장히 경제적이었다.

그렇다고 패션을 가지고 논하지는 않았다. 단지 재질이 구겨지는 천인지, 아닌지의 차이만 다소 욕심을 냈을 뿐이다.

얼마 전, 한 뉴스를 보다가 이런 자막을 봤다. “처음에는 유니폼이 사원증 같은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딱 감옥이 맞는 것 같아요.” 왜 사원증처럼 입고싶던 유니폼이 감옥같이 무시무시하게 변했을까? 디자인도 예뻐지고, 재질도 훨씬 나아졌는데도 말이다.

국내외에서 남성정장 시장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하긴 나도 정장을 잘 입지 않은지가 한 20여년은 된 듯싶다. 유니폼 제조를 하는 친구가 있다. 여러 은행과 거래하면서 돈을 꽤 많이 벌었다. 그러나 2005년쯤 부터는 점점 주문 횟수가 줄어들었다. 나중에는 상당히 힘들어졌다는 얘기를 들었다.

자율복장은 이제 대세가 됐다. 창의력이 필요한 시대에는 격의없는 복장이 필요하다고들 해서 바뀐 풍경이다. 그런데 이런 생각도 든다. “정장을 입었을 때와 자율복장을 했을 때, 창의력에 차이가 있었던가?” 나는 사실 잘 모르겠다. 단지 차이점이라는 것은 “부티와 빈티의 차이”를 오히려 드러낸 것이라는 느낌 뿐.

예비군 훈련장에서 하는 말들 가운데 하나. “정장을 벗고 예비군복을 입으면 길거리에다 오줌 싸고 싶어진단 말이야.”ㅠ 그게 자율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긴 세계적으로 그렇게 바뀌고 있으니 설득력은 없을 것 같다만…그래도 ‘유니폼이 감옥’은 너무 심하지 않나?

이방인